최근 잉글랜드에서 200년 된 유명한 '로빈 후드 나무'를 무단으로 절단한 두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보호되는 하드리아누스 방벽 근처에서 발생했으며, 해당 나무는 그 역사적 가치와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15일, 잉글랜드 뉴캐슬 형사법원은 대니얼 그레이엄(39)과 애덤 커러더스(32)에게 각각 징역 4년 3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9월 28일, 약 200세로 추정되는 시카모어 갭 나무를 불법으로 절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나무는 잉글랜드 북부 노섬벌랜드 지역에 위치하며,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세운 방벽 옆에 자리하고 있다. 방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로빈 후드 나무는 영화 '의적 로빈후드'에 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1991년 케빈 코스트너와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이 작품으로 인해 나무는 '로빈 후드 나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또한, 2016년에는 영국 숲 보호단체 '우드랜드 트러스트'가 주최한 대회에서 '올해의 나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나무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내며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모았으나, 2023년 9월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절단되어 성벽 위로 넘어간 채로 발견되었다. 성벽과 나무의 훼손으로 인해 그레이엄과 커러더스는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입혔고, 법원은 이들이 공동으로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다. 배심원단은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과 문화유산 훼손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중형을 선고하였다.

재판 중 그레이엄은 자신이 운영하는 소규모 공사업체에 종사하는 커러더스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주장했으나, 커러더스는 범행을 부인하였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문자 메시지와 영상 등에서는 그들의 범행을 증명하는 여러 가지 증거가 발견되었다. 이들의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법원 판사 크리스티나 램버트는 이날 선고에서 "이 사건의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높은 형량을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문화유산 관리단체 내셔널 트러스트는 향후 나무의 잔해와 씨앗을 다른 지역에 옮겨 심어 보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