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유가 하락으로 700조 원 규모의 '더 라인' 프로젝트 재검토 필요

사우디아라비아의 '더 라인(The Line)' 프로젝트가 국제 유가 하락과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재검토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약 5000억 달러, 즉 696조 원 규모의 미래형 도시 개발 사업으로, 사우디의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네옴(NEOM) 지역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 컨설팅 업체에 전략적 검토를 의뢰했다고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네옴 시티 내에서는 인력 감축이 이뤄지고 있으며, 예산 및 실행 방식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최근 유가 하락과 이를 둘러싼 재정적 악화로 인해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평균 배럴당 100달러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70달러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사우디의 재정 균형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는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주도하는 네옴 시티 프로젝트는 2만6500㎢의 면적에 저탄소 스마트시티를 개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젝트는 '더 라인' 외에도 바다 위의 첨단 산업단지 '옥사곤'과 산악 관광 단지 '트로제나' 등 세 가지 주요 요소로 나뉜다. 최종 사업비는 총 1조 달러(약 13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프로젝트 규모나 실행 일정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등장하고 있다.
칼렌 아랍만 국가연구소의 연구자는 "현재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나 개발 비용 등이 주요 검토 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술이 실제로 네옴이 구상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개발 비용이 청중의 기대보다 높은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유가 하락과 함께 재정적 압박이 커짐에 따라 과도한 낙관론과 '예스맨' 문화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네옴 측은 보도에 대해 "장기적 메가 프로젝트에서 전략적 검토는 일반적인 절차"라고 반박하며, 이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과연 그 초기 목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상당한 축소가 불가피할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