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주권 재발급 과정에서 과테말라로 강제 추방된 칠레 출신 노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하던 82세의 칠레 출신 노인 루이스 레온이 자신의 영주권을 재발급받기 위해 이민국을 방문했다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연고도 없는 과테말라로 강제 추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레온은 1987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고문을 피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망명한 인물이다.
그는 최근 영주권을 잃어버려 재발급을 받기 위해 사전 예약을 하고 아내와 함께 이민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민국에 도착하자 ICE 직원들은 어떠한 설명도 없이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아내와 분리된 채로 끌고 갔다. 이는 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레온의 가족은 그를 찾기 위해 여러 경로로 수소문했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이민 변호사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가족에게 연락을 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레온의 신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사건의 진상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9일 후 레온이 사망했다는 거짓 소식을 전해 가족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일주일 후, 레온의 가족은 칠레에 있는 친척을 통해 그가 과테말라에 추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척에 따르면, 레온은 구금 및 추방 대상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CE에 의해 미네소타로 보내진 후 과테말라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는 당뇨, 고혈압,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이며, 과테말라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미국의 이민 정책이 얼마나 비인도적인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불법 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태도를 바꾼 많은 이민자들이 원국으로 송환되지 않거나 제3국으로 추방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많은 이민 단체와 인권 단체는 이러한 정책이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불안정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레온의 사례는 현재 이민 정책의 허점과 비인도적인 측면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겨우 생명을 간신히 이어가고 있는 이민자들의 처지를 조명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