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독일 제치고 유럽 최대 맥주 생산국으로 부상

러시아가 12년 만에 독일을 제치고 유럽에서 최대 맥주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조정된 무역 관계 속에서 러시아가 내수용 맥주 생산을 대폭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맥주 생산량은 91억 리터에 달하며, 독일의 84억 리터를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의 맥주 생산량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데 비해 독일은 1% 감소한 수치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중국, 미국,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5위의 맥주 생산량을 기록하며, 유럽에서는 독일을 제치고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독일이 유럽에서의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12년 만이다. 특히 5년 전 독일은 러시아보다 14억 리터 더 많은 맥주를 만들어냈지만, 그 격차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삶의 질과 범죄율이 높은 국가로 손꼽히며, 술 소비량 또한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전쟁 발발 이후 서방 국가와의 교역이 제약을 받으면서 러시아는 독일, 체코 등지에서의 맥주 수입이 감소했고, 그에 따라 국내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바르트하스의 토마스 라이저 대표는 이러한 맥락에서 러시아 맥주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 품목에서 맥주가 제외되어있는 점은 러시아 맥주 생산 증가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의 맥주 회사들은 러시아에 주류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비난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전쟁 중에 체코의 대러시아 맥주 수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올해 첫 분기에는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맥주 수출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및 체코를 초과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서방 국가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가 새로운 공급처를 모색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다. 옥사나 루트 러시아 농업 장관은 2030년까지 자국 내 홉 생산량을 늘려 국내 수요의 50%를 충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자급자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러시아가 맥주 생산에서의 자급률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생산량의 증대만이 아닌, 맥주 산업의 구조적인 재편성을 의미하며, 향후 러시아의 맥주 시장에서 어떤 흐름이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