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대만 콘서트에서 9억원 벌어들인 암표상 적발

대만에서 개최된 가수 지드래곤(GD)의 콘서트 입장권이 원래 가격의 1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불법으로 대량 구매한 입장권을 웃돈을 붙여 판매해 총 2000만 대만달러(약 9억원)를 챙긴 암표상이 적발됐다.
대만 내정부 형사경찰국에 따르면, 암표상 류모 씨를 포함한 4명이 지난 15일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이들은 11일부터 13일까지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진행된 GD의 월드투어 '위버맨쉬' 콘서트와 관련하여 신분증 번호와 성명 생성기를 활용해 입장권을 해킹 프로그램으로 대량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국은 류 씨 등의 근거지를 급습하고, 관련 증거물인 지드래곤 콘서트 입장권 1500장과 블랙핑크의 콘서트 입장권 500장, 현금 16만4000 대만달러를 확보했다.
암표상 류 씨는 원래 가격인 800대만달러(약 3만원)의 입장권을 최대 9800대만달러(약 46만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으며, 8980대만달러(약 42만원)인 입장권은 최소 5만5000대만달러(약 258만원)에 파는 등 가격을 크게 인상했다. 또한, 행사장 근처 호텔에서 위조 신분증을 제작해 암표 구매자들이 실명제 검증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인력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콘서트에 입장한 암표 구매자 약 300명이 불에탄 티켓으로 입장한 사실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었다. 이로 인해 팬들이 대만타이베이시 문화국에 집단 항의하게 되었고, 주최 측은 이후 보다 엄격한 신분증 검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암표 구매자들이 콘서트에 입장하지 못하고 불법으로 구매한 입장권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대만 언론은 이번 사건을 통해 대만의 문화 공연 입장권 구매를 위한 실명제가 사실상 무력화되었다고 진단했다. 2023년 3월 대만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콘서트 역시 암표 문제가 심각했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만 입법원은 '문화티켓관리법'을 개정하여 암표상에게 티켓 정가의 최대 50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단속과 벌금만으로는 부족하며, 예매 시스템의 보안과 사용자 인증 절차가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만 내 문화 공연 업계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주요 사건으로,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