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 상호 15% 관세 부과 무역 합의에 근접

미국과 유럽연합(EU)이 EU산 제품에 대해 상호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합의에 이르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EU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한 30%의 관세를 피하고자 15% 관세에 동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미국의 대(EU) 기존 평균 관세인 4.8%와 지난 4월부터 세계적으로 부과된 10% 기본관세를 합친 수준으로,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특히,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현재 27.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항공기, 증류주,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은 관세 면제 대상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만약 양측이 이러한 내용에 합의한다면, 이는 최근 미국과 일본 간에 이루어진 무역 협정의 수준과 유사하게 된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그램과 쌀 및 자동차 시장 일부 개방을 조건으로 미국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줄이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25%에서 12.5%로 인하되었고, 기존 관세율(2.5%)을 더한 15%로 조정됐다. 이러한 일본과의 무역 합의 이후 EU 및 한국 등 다른 주요 국가들도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EU는 미·일 협상 타결로 인해 15%의 관세율을 수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항공기 등 일부 품목에서 관세를 양보할 수도 있지만, 철강 제품에 적용되는 50% 품목별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EU 측은 다음 달 1일까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예고한 대로 상호관세를 발효할 경우 93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3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양측의 협상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번 무역 합의의 성사는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며, 양 측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무역 전쟁을 완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