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티족 형제, 한 여성과의 동시 결혼으로 논란 일으켜

인도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일처다부제가 일부 부족에서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의 하티족 마을에서 한 여성과 두 형제가 동시에 결혼식을 올린 사건이 그 주인공이다. 신랑인 프라디프 네기와 카필 네기 형제는 지난 12일부터 3일간 진행된 결혼식에서 신부인 수니타 차우한을 동시에 아내로 맞이하였다. 이들은 하티족 출신으로, 결혼식은 수백명의 친족 및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하티족은 인도 북부와 우타라칸드 접경 지역에 약 30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일처다부제가 널리 시행되어 왔다. 이 부족의 사람들은 형제들이 각각 다른 여성과 결혼할 경우 가족의 농지가 쪼개져 농사짓기가 어려워진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일처다부제가 가족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전통적인 해결책으로 자리잡았다. 하티족은 3년 전 인도 정부에 의해 지정 부족으로 인정받아 관습법을 따를 수 있는 예외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하티족 내에서의 일처다부제 결혼은 인정되고 있다.
결혼식에 참여한 형제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아내와의 결혼은 우리 가족과의 공동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내에게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며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 부족의 관습에 따르면 아내는 형제 사이를 오가며 공동으로 자녀를 양육할 것이라는 점 역시 강조되었다. 법적으로는 형제 중 한 명이 자녀의 아버지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러한 결혼식이 공개된 이후 여성 인권 단체인 전인도민주여성협회(AIDWA)는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AIDWA의 마리암 사무총장은 "이러한 관습은 여성을 착취하는 행위이며, 여성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지역 의원은 "일처다부제는 우리의 오랜 전통으로,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형제 부부를 옹호했다.
이처럼 하티족 형제의 결혼 사례는 전통과 현대 법률 간의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며, 인도의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결혼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도의 고유한 문화와 현대화 과정에서의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