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저가 항공사, 유대인 청소년 집단 강제 하차 사건으로 반유대주의 논란에 휘말려

스페인 저가 항공사인 부엘링이 유대계 프랑스 청소년 47명과 인솔자 4명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스페인에서 여름 캠프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으나, 비행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이륙이 2시간 이상 지연된 후에야 하늘로 올라갈 수 있었다.
상황의 전말은 지난 24일(현지시간)에 시작되었다. 부엘링 항공편에 승선한 유대인 청소년들은 비행 중 히브리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승무원들이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로 간주하며 이들을 비행기에서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장관 아미차이 치클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항공사 승무원이 청소년들의 노래를 그들의 종교적 신념과 연결지어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건을 최근 발생한 여러 반유대주의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사례로 강조했다.
사건의 발생 과정에서 청소년 중 한 명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노래를 부르자 승무원이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하며, 아이는 즉시 노래를 중단했지만 결국 경찰이 비행기에 들어와 모든 승객을 강제로 하차시켰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어린이들이 상황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고, 인솔자가 이에 항의하자 그녀를 강제로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엘링 항공사는 이에 대해 청소년들이 비행기를 탑승하는 과정에서 안전 장비를 부적절하게 조작하며 승무원의 지시를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항공사는 승무원의 결정이 종교적 표현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모든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비행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이들을 하차시키도록 지시했다.
사건 이후 스페인 경찰이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도 청소년들이 비상 장비를 여러 차례 조작하고 승무원들의 안전 지침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청소년들의 행동이 비행기 밖에서도 계속 이어져 일부 인솔자가 체포되는 사태로 전개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항공업계와 국제 사회에서 큰 논란을 야기하고 있으며, 유대인 청소년들의 종교적 신념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페인 내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이 반유대주의가 뿌리내려 있는 유럽 사회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