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도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700만대에 도난 방지 장치를 추가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차량은 현대차 400만대와 기아 310만대로, 미국 내 35개 주의 검찰총장이 진행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사는 차량 소유자들에게 아연 보강 점화 실린더 보호장치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에 이미 운영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롭게 장착될 도난 방지 기술인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앞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모델에 적용될 예정이다.

미네소타주 법무장관 키스 엘리슨은 이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이 5억 달러, 즉 약 7383억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도난 방지 장치 설치 외에도 소비자 보상 및 조사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로이터통신은 관할 주 정부와 소비자에게 최대 9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특히 2022년 8월부터 미국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차량을 훔치는 범죄가 유행했으며, 현대차와 기아의 특정 모델이 주요 목표가 되었다.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2021년 11월 이전 모델들이 특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 기술은 차량의 키와 핸들에 내장된 특수 암호 칩을 활용하여, 암호와 동일한 신호가 수신되지 않으면 엔진이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와 기아는 2023년 2월 미 교통 당국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같은 도난 방지 대책을 보고했으나, 여러 주 정부는 이러한 대책이 불충분하다고 여겨 보다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양사는 법적 조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점검을 받고 있으며, 이번 합의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향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철저한 대책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계 전반에 걸쳐 차량 보안 문제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번 도난 방지 장치 설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