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9월 3일(현지시간)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한다. 이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4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김 위원장의 행동이 북미 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마이니치신문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해외 참여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언급하며, 지난 1980년 김일성 주석이 요시프 브로즈 티토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탈냉전 이후 첫 번째로 북중러 지도자가 한자리에서 모이는 것이다. 이러한 회동은 북미 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국제적 입지를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 언론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고, 중국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대화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얻고 미국과의 협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은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또한 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북중러"의 연합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히라이와 슌지 난잔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다자 외교의 장에 참석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성의를 표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냉전 시기처럼 대외 관계의 균형을 추구하려는 의도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을 초청할 만한 충분한 유인을 가지고 있다고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두 나라 간의 관계가 냉각되었던 배경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북한, 러시아 간의 직접적인 접근을 경계하고 있으며, 북한을 자국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 초청이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국제 사회의 분단을 상징하는 자리로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이 자리에서 북중러가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닛케이는 "베이징에서 북중러 정상 회의의 성사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하며 각자의 전략과 목표가 다르기에 협력의 어려움을 동상이몽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다자회의 참석은 이처럼 다각적인 측면에서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