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럽 위성에서 군사정보 감청…우주 첩보 활동 심화 우려
러시아가 자국의 첩보위성을 이용해 유럽의 인공위성에서 군사정보를 무단으로 탈취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첩보 활동은 통신 암호화가 취약한 구형 민간위성이 주요 대상이 되었으며, 특히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 진행 중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첩보위성인 루치(Luch) 1호와 2호는 지난 3년간 유럽의 17개 위성에 접근하여 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했으며, 이 중 12개 이상의 위성에서 군사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우주사령부의 미하엘 트라우트 사령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두 위성이 서방의 군사 위성 근처에 자주 접근해 신호정보(SIGINT) 수집 활동을 불법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첩보위성들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와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차례로 발사되었으며, 감청 대상이 된 위성들은 주로 위성TV와 같은 민간 용도로 사용되는 구형 위성이었다. 이러한 위성들은 통신 보안 장비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상태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안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탈취가 용이했다.
우크라이나와의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의 일환으로 우주에서의 첩보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개념은 정규군의 전투 작전뿐만 아니라 사이버전, 인프라 파괴, 가짜뉴스 유포, 심리전 및 경제 제재 등 비군사적 수단을 활용하여 적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현대전의 방식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발트해 지역에서 발생한 해저 인터넷 및 전력 케이블 절단 사건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냉전 이후 미국과 중국을 능가하는 우주 첩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위성 감시 및 첩보 작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FT는 유럽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하여 "러시아의 첩보위성들은 유럽의 위성들이 빼낸 정보와 함께 인공위성 제어가 가능한 명령링크(Command Link)를 통해 위성의 궤도 조정이나 심지어 지구로의 낙하를 유도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첩보 활동은 향후 지상 표적의 교란이나 해킹 작전에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결국, 러시아의 첩보 활동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우주 공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