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한국 드라마 시청 적발 시 처벌이 경제력에 따라 달라진다
북한에서 한국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적발되는 경우, 처벌 수위가 개인의 경제력과 사회적 연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앰네스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의거해 북한 주민들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다 적발되면 장기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사형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엄격한 법에도 불구하고,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는 현상은 북한 전역에 걸쳐 만연해 있다. 국제 앰네스티가 탈북한 25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실제 처벌 수위는 재력과 연줄에 따라 차별적인 양상을 띤다는 것이 확인됐다. 2019년에 탈북한 최수빈(가명)씨는 "처벌은 전적으로 돈에 달려있다"며 재산이 없는 주민들은 교화소에서 나오기 위해 5000~10000달러(약 720만~1450만원)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가정에서 수년 치 소득에 해당하는 중대한 금액으로, 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주민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반면, 가족이나 acquaintances이 있는 주민들은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준식(가명)씨는 세 차례 한국 드라마 시청으로 적발되었음에도 가족의 연줄 덕분에 경고로 끝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적 여력이 없는 주민들은 한국 콘텐츠나 영화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수년간의 노동교화형을 받을 위험에 처해있다.
앰네스티 인터뷰 참여자들은 북한 국가보위성의 '109상무' 요원들이 한국 영상물 단속을 위해 임의로 가택과 거리에서 개인 소지품, 특히 가방과 휴대전화를 수색하고, 적발 시 뇌물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그렇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집중 단속 기간에는 뇌물이나 연줄이 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이 공개처형을 통해 사회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며 복종을 강요하는 방식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한 탈북자는 중학교 시절부터 공개처형을 목격해 왔으며, 이는 한국 매체를 시청하거나 공유할 경우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교육적인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일부 인터뷰 참여자는 학교에서 '사상 교육'의 일환으로 공개처형 현장에 참석하도록 강요당하기도 했으며, 학생들은 강제로 이러한 처형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앰네스티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포함하여 주민의 정보 접근을 범죄화하는 모든 법을 즉각적으로 폐지하고, 공개 처형과 같은 방법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어린이가 강제로 공개 처형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라 브룩스 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뇌물을 통해 처벌을 피하는 현상을 "억압에 부패가 추가된 구조"라고 분석하며, 가장 큰 피해자는 재력과 연줄이 없는 주민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실은 북한 사회 내에서 경제력에 따른 큰 불평등과 부패 상태를 드러내며,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