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동결자금 미국 농산물 구매에 사용 촉구…이란 "의무 없다" 반박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이란의 동결자산 사용처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제될 이란의 자금이 미국 농산물 구매에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란 측은 이러한 요구에 반대하며 이미 체결된 합의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할 의무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의 행정명령 서명 후 "동결 해제될 자금을 식량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품목인 옥수수와 대두 등이 미국 농민으로부터 조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스위스에서 열린 후속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 자금의 동결 해제가 미국 농민의 소득 증대와 이란 국민의 식량 공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동결자산 해제가 이란의 무장세력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미국이 이란에 현금을 직접 넘기기보다는 식량과 같은 인도적 물품 구매를 위한 단계적 해제를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의 이면에는 정치적인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이란 전쟁과 관세로 인해 타격을 받은 농민층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지지 기반에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제시하고 지지를 회복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이 이러한 조건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기존 합의에 따라 테헤란이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 측이 미국산 대두, 밀, 옥수수 구매에 대한 신호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체결된 종전 양해각서(MOU)에서는 이란 중앙은행이 자금의 수혜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동결자산 해제를 미국의 경제적 혜택이 아닌 MOU 이행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해 레바논 전쟁 종식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석유 수출 제재 해제와 함께 일부 동결자산이 해제되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으며, 과거 한국에 묶여 있었던 이란의 석유대금 60억 달러가 카타르로 이전되어 인도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번 담대 협상에서 카타르가 승인권을 가진 국가로 지정된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은 여러 국가에 걸쳐 상당한 규모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동결자산 규모가 중국에서 200억~500억 달러, 이라크 150억 달러, 인도 70억 달러, 일본 30억 달러, 미국과 룩셈부르크에 각각 20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