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위 10% 소비자, 연간 최대 5.7조달러 환경 피해 유발"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네덜란드 레이던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상위 10%의 소비자들이 매년 최대 5조 7000억 달러(약 7800조 원 상당)의 환경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속가능성'에 발표된 것으로, 분석 대상은 브라질, 중국, 이집트, 독일, 인도, 미국 등 6개국의 데이터가 포함되었다.
연구팀은 상위 10%를 연간 2만 7000달러 이상의 세후 소비를 하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이들은 투자 및 주택담보대출, 저축을 제외한 소비로 측정되었다. 연구자들은 소비 기반 환경발자국 자료와 '환경 가격 핸드북 2024'의 환경 비용 추정치를 결합하여 상위 10%가 초래하는 피해 비용을 산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소비자들이 매년 유발하는 환경 피해 비용은 1조 7000억 달러에서 5조 7000억 달러에 달하며, 1인당 책임은 2300달러에서 7500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소 추정치인 1조 7000억 달러는 유엔의 2035년 기후재정 목표와 2030년 생물다양성 재정 격차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원과 비슷한 규모로,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위기 대응에 필수적인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금액이다.
상위 10% 소득 집단의 60% 이상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거주하며, 이 지역에서의 소비와 환경 부담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상위 10% 소비자는 연간 1만 9000달러에서 6만 3000달러에 달하는 환경 피해 비용을 발생시키며, 이는 이들의 소득 중 6%에서 20%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상위 10%의 환경 피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생물다양성 손실'로, 전체의 47%에서 56%에 해당하며, 이어 기후변화가 36%에서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헌의 제1 저자인 잉에 스레이버 박사는 "자연의 진정한 가치는 금전으로 측정될 수 없지만, 환경 피해를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상위 10% 소비 계층의 책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이러한 비용이 환경 문제 해결에 활용되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동 저자인 폴 베런스 교수는 "상위 10% 소비자들은 큰 환경 피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이를 줄일 수 있는 영향력도 가지고 있어 사회의 소비 및 생산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소비 계층을 겨냥한 환경세나 규제가 도입된다면 오염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으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 9개 지구 한계 중 4개만이 이번 분석에 포함되어 보수적인 추정치가 산출되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