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체벌, 행동 개선에 도움 안되고 장기적으로 공격성 높여
최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아동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체벌은 행동 개선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공격성을 높이고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연구는 2000년부터 2002년 사이 영국에서 태어난 약 2만 명의 아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영국 중·고등학교 졸업시험( GCSE)의 성적을 검토하고, 아동 체벌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했다.
조사 결과, 아동의 5명 중 1명은 10세 이전에 신체적 체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세, 5세, 7세 때 체벌을 받은 아동들은 그렇지 않은 아동들보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경향이 있었으며,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5.7%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더욱이, 이 시기에 체벌을 경험한 아동은 14세 경에 타인을 괴롭히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확률이 40% 높고, 17세가 되었을 때도 공격적 행동의 비중이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와 같은 아동들은 형제자매를 괴롭힐 가능성도 41%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동 보호 단체인 NSPCC의 부대표 조애나 배럿은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체벌이 아동의 행동을 개선하지 못할 뿐 아니라 향후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따라서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아동이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의 경우,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아동 체벌이 금지되어 있으나,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아직 관련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체벌과 성적, 청소년기의 위험 행동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며, 연구 기간 중 체벌 외에도 여러 요인이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아동 체벌에 대한 전 세계적인 논의와 관련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021년 민법 제915조에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면서 아동 체벌을 비합법화한 62번째 국가가 되었으며, 현재 약 70개국이 아동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이 연구 결과가 가져올 변화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