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성당에서 성인 두개골 도난 사건 발생, 신성모독 우려
체코의 한 성당에서 800년 된 성인 즈디슬라바의 두개골이 대낮에 도난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체코 북부의 야블론네 프포데슈테디에 위치한 성 라우렌시오·즈디슬라바 대성당에서 일어났으며, 경찰은 절도범이 예배당 내부의 성유물함을 파손하고 유골을 탈취한 것으로 조사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예배 준비로 인해 경보 시스템이 꺼져 있었고, 성당 내부에는 사제 한 명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성당 본당 측면 제단에 안치된 두개골이 누군가에 의해 훔쳐지는 순간, 두 번의 쾅 소리가 들렸으며, 이를 확인한 파벨 P. 마이어 수도원장은 신속히 도주하는 용의자를 목격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하여 어두운 복장을 한 용의자를 추적 중이며, 초기에는 남성으로 확인됐으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즈디슬라바는 체코에서 국민 수호성인으로 널리 존경받으며,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숲에서 기도하던 인물로 전해진다. 그의 두개골은 1908년부터 금도금 성유물함에 보관되어 온, 역사적으로 중요한 유물이다. 그는 1907년 교황 비오 10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199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되었다. 성당 자체도 그의 묘 위에 1699∼1729년 사이에 세워졌으며, 지역적으로 주요한 경배 장소로 알려져 있다.
체코 경찰 대변인인 다그마르 소호로바는 도난당한 유골의 금전적 가치 파악에 나섰지만, 역사적 가치는 측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라하 대주교 스타니슬라프 프리빌은 "신성한 장소에서의 절도는 신성한 것에 대한 공격"이라며, 성유물을 훔친 자에게 저주와 불운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유골의 반환을 촉구했다. 체코 주교회의 의장 요제프 누지크도 도둑에게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주면서 유골 반납을 요청했다.
이 사건은 종교 예술품과 성유물이 목표로 한 절도가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을 다시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톨릭 역사상 첫 밀레니얼 세대 성인으로 시성된 카를로스 아쿠티스의 성유물이 시성 이틀 만에 도난당한 사례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문화재의 보안에 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교회 절도 사건은 그동안 잘 관리되어 온 문화재의 안전을 위협하며, 종교적 신념과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