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트럼프에 대한 불만으로 중국 선호 증가
최근 싱가포르의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보다 중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미·중 가운데 중국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미국을 선택한 비율은 48%였다. 이는 2024년 이후 두 번째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선호가 다시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2024년 조사에서는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앞섰고, 지난해에는 미국이 다시 우위를 점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중국이 재차 앞서게 된 것이다. 국가별로 접근해 보면 인도네시아(80.1%), 말레이시아(68%), 싱가포르(66.3%) 등에서는 중국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반면, 필리핀(76.8%), 미얀마(61.4%), 캄보디아(61%) 등에서는 미국에 보다 높은 선호도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동남아시아 각국의 지정학적 상황과 경제적 우선순위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동남아의 최대 지정학적 리스크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리더십을 지목했다. 응답자의 51.9%가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으며, 다른 우려 요인으로는 글로벌 범죄와 남중국해 긴장이 뒤따랐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적 방향에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중국은 정치 및 경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평가됐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제 대국으로 55.9%가 중국을 선택했으며, 정치·전략 분야에서도 1위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도 존재한다. 응답자들은 '내정 간섭'이 중국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하며, 이는 메콩강 및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강경 정책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있다.
향후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영토 및 해양 분쟁의 평화적 해결, 주권 존중, 상호 이익에 기반한 무역 확대 등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와 반대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는 일본이 65.6%로 1위를 차지하였고, 유럽연합과 미국도 뒤를 따랐다.
이번 조사는 2023년 1월 5일부터 2월 20일까지 아세안 회원국의 정부, 학계, 기업, 언론 및 시민사회 관계자 2008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의 외교적 경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미·중 간 긴장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시도하는 반면, 양측의 불안 요소가 증가함에 따라 전략적 선택의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