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만 지역 선박들, 이란의 공격 회피 위해 '중국 선박'으로 위장
최근 걸프만 해역에서 약 1000척의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중국 선박'으로 위장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란의 무장 세력이 걸프만 지역의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이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에 최소 10척의 선박이 자동식별장치(AIS)의 목표 신호를 수정해 '중국인 선주', '전원 중국인 선원' 등의 내용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의 자동식별장치는 일반적으로 인근 선박과의 통신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목적지 신호는 상대적으로 쉽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선주들은 이를 이용해 자신의 선박이 중국과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언 메이든'이라는 선박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때, 선호하는 신호를 '중국 선주'로 변경했으며, 오만 인근 해역에 도착한 뒤 바로 원래 상태로 되돌렸다. 유사한 방식으로, '보가지치'라는 연료 탱크선은 전투가 시작된 날인 지난달 28일 해협을 통과할 때 '무슬림 선박 튀르키예'라는 이름으로 수정한 후, 안전한 지역에 도착한 뒤에 기존의 이름으로 돌아갔다.
보험 관련 단체인 로이드시장협회(LMA)에 따르면 현재 약 1000척의 선박이 걸프만 및 이에 인접한 해역에서 운항에 심각한 지장을 겪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뿐만 아니라 쿠웨이트 인근 해역에서도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있어 해양 운송에 미치는 위협이 커지고 있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인 케플러의 매튜 라이트 분석가는 선원들이 특정 항구나 국적과의 연관성을 숨기기 위해 다양한 기만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만 행위가 이란군이나 그 관련 세력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다르게 대우받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은 걸프만 지역의 해양 안전과 국제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선박 운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걸프만 지역에서의 해상 활동에 참여하는 해운 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안전한 운항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