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패션 시장은 위축되는데…하루 182만원의 고급 호텔은 인기 몰이 중"
세계 명품 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급 호텔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 분석이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분석업체 코스타(CoStar)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 세계 최고급 호텔의 하루 평균 숙박료는 1245달러(한화 약 182만원)로, 전년 대비 8% 상승해 사상 최대치에 도달했다. 객실 점유율 또한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현상은 높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부유한 여행객들이 금전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텔 업계의 중요한 성장률 지표인 '가용 객실당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상승했으며, 이는 호텔 전반의 평균 성장률의 3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고급 호텔의 가용 객실당 매출 증가율은 5.8%, 상급 호텔의 경우 2.1%로 나타났으며, 중급 및 보급형 호텔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즉, 고급 숙박 시설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증시의 상승세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로 고소득층 여행객의 가용 자산이 증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클라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로 자산을 축적한 젊은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고급 호텔들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 업계는 이러한 고소득 소비자를 겨냥해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더 큰 고급 스위트룸을 제공하기 위해 객실 수를 줄이며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불가리 호텔 앤드 리조트는 고압 산소치료를 포함한 웰빙 프로그램을 신규 서비스로 추가하며 고급스러운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로코포르테 더칼튼 밀라노는 저주파 진동 침대와 테라피 프로그램을 갖춘 스파 서비스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으며, 객실 가격은 1400유로(약 242만원)에서 1만 7500유로(약 3030만원)에 이르고 있다.
반면, 명품 의류 및 액세서리에 대한 소비는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의류 및 보석 등 개인 명품 시장의 규모는 약 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중국 소비자들의 '궈차오(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Z세대 소비자들이 과거의 브랜드 가치와 가격 상승에 대한 재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와 같은 흐름은 고급 호텔 시장에서는 반대로 고소득층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으며, 럭셔리 산업의 변화 양상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