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불 진화 소방관들, 이민 세관단속국의 신분증 검사로 인해 불이익 직면
최근 미국 워싱턴주 올림픽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신분증을 요구받고, 일부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화재 진압이라는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이민 단속이 이루어져 소방관들의 안전이 위협받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7일 워싱턴주 올림픽 국립공원 베어 걸치 지역에서 소방관들은 산불을 진화하던 중 갑작스럽게 ICE 요원들이 등장해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 지역에서는 7월 6일 첫 발화 이래로 두 달 가까이 대규모 산불이 계속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9000에이커(1100만 평)의 면적이 불에 타고 있다. 소방관들은 당시 도로 정리 및 장비 배치를 준비하는 중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단속으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었다.
ICE는 총 44명의 소방관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이 중 2명이 체포되었다. 이들은 산림청과 계약을 통해 투입된 민간 계약직 소방관으로, ICE는 이들 중 한 명이 이미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현장 상황은 다른 소방관들이 촬영한 동영상으로 기록되었으며,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 사건에 대한 반발은 즉시 커졌다. 전 미국 산림청장 데일 보즈워스는 "소방관들은 위험하고 고된 일을 하는 이들로, 화재 진압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이런 방해가 발생하면 현장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워싱턴주 민주당 소속의 에밀리 랜달 주 하원의원은 체포된 소방관들이 현재 타코마 ICE 구금시설에 수감되어 있으며, 면담 요청이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단속이 소방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연방기관의 인력 감소와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 증가로 인해 민간 계약직 소방관의 수요가 늘고 있는 중에 이러한 단속이 진행된 것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산불 진압 과정에서 정부의 이민 정책이 어떻게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는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향후 정책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