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5개월 만에 세계 시총 1위 자리 탈환…AI 관련주 급락과 재무 안정성이 주효
애플이 지난해 4월 이후 엔비디아에게 밀려났던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15개월 만에 다시 차지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가 고조되면서 엔비디아와 같은 AI 관련 기업들이 급락하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받는 애플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AI 분야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며 주가 회복을 이끌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일 대비 1.17% 상승한 336.9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 인해 애플의 시가총액은 4조9480억달러(약 7260조원)에 달해 세계 시총 1위에 재등극했다. 반면 애플의 1위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던 엔비디아의 주가는 4.99% 하락해 196.51달러로 마감하며 시가총액은 4조756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애플은 AI 분야에서는 다른 주요 기술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4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5년간 1위 자리를 유지하지 못했다. 당시 애플이 AI 투자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불안감을 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란 전쟁이나 AI 과잉투자 우려 등 외부 악재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주식에 타격을 주면서 애플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AI 지각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AI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에는 소극적이다. 대신 구글 AI 모델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며 간접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이미 구글, MS, 아마존, 메타 등이 올해 AI 분야에 7240억달러를 투자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내년에도 95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애플의 팀 쿡 CEO와 9월부터 새 CEO직을 맡게 되는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 모두 AI 분야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터너스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팀 쿡 CEO 재임 시대의 재무 규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규율의 중요한 요소로 적절한 공급망 및 비용 관리,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 그리고 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AI 과잉투자 우려가 커지면서 애플의 재무 안정성이 시장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니얼 뉴먼 퓨처랩 CEO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애플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AI 관련 투자 종목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애플은 종목이 아닌 주가지수 투자와 같은 안전한 선택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애플의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AI 관련 산업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애플의 전략적 접근이 주식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향후 AI 및 기술 산업에서 애플의 역할이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