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웃의 생장 속도 감지해 성장 전략 변화"
스웨덴농업과학대의 벨레미르 닌코비치 박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식물이 '이웃의 냄새'를 맡고 이웃 식물의 성장 속도를 파악한 후 자신의 성장과 방어 전략을 조정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식물이 화학 신호를 이용해 주변 경쟁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보리의 세 가지 품종인 '페어리테일', '루카스', '살로메'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품종들은 각각 느린, 중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다. 이 중 느린 보리인 페어리테일과 빠른 보리인 살로메를 25일간 서로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에 노출시켰고, 그 결과 두 품종 간의 생체량과 유전자 발현 변화가 관찰됐다. 성장 속도가 비슷한 품종 간의 냄새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성장 속도가 다른 품종의 냄새를 맡았을 때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느린 페어리테일이 빠른 살로메의 냄새를 맡았을 때 생체량이 증가한 반면, 역으로 살로메는 페어리테일의 냄새에 반응하여 생체량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빠른 이웃이 자원을 더 많이 투입하도록 하고, 느린 이웃에게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발견은 식물의 자원 배분능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 또한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했다. 페어리테일이 살로메의 냄새에 노출되었을 때 방어 및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이 줄어들며, 성장에 더 집중하도록 전환되었다. 반대로, 살로메는 페어리테일의 냄새를 맡게 될 경우 방어 및 스트레스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에 방출되는 다양한 화합물의 조성과 관련하여, 연구진은 약 115종의 VOCs를 분석했으며, 품종 간 화합물의 조성이 다름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는 식물이 스스로 발산하는 화학 신호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이를 통해 방어 체계를 조정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닌코비치 박사는 "이 논의는 병충해 저항성과 작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새로운 혼합재배 전략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작물의 생장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