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보스니아 민간인 사냥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의 검찰이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중 유럽 부유층이 민간인을 사냥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다큐멘터리와 책 출간을 통해 오랫동안 흘러온 풍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고 있다.
벨기에 연방검찰은 최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발생한 이른바 '사냥 관광'의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전하며, 언론 보도를 기반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용의자나 사건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검찰 또한 지난달부터 보스니아 민간인 살해에 관련된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명은 오스트리아 국적이며, 다른 한 명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보스니아 내전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진행된 전쟁으로, 무슬림 대량 학살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악명 높다. 이 과정에서 세르비아계 스릅스카공화국군은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당했다. 당시 부유층은 스릅스카공화국군에 금전을 제공하고, 언덕이나 고층 건물에서 사라예보 시민들을 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의혹은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통해 수사를 촉발시킨 바 있다.
이탈리아 작가 에치오 가바체니는 최근 펴낸 저서 '주말 저격수들'에서, 이탈리아의 한 여행사가 주말 패키지 형태로 사냥 관광을 주선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가짜 적십자 표식을 단 차량을 이용해 보스니아에 입국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의사, 판사, 변호사, 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이었다. 사냥꾼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사라예보 시민들을 저격하고, 사망자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금전을 지불하는 방식을 따랐다. 어린이는 사망 대가가 가장 비쌌다고 전해진다.
검찰은 과거 30년 간의 진술에 기반한 증거 수집이 이뤄질지를 우려하고 있다. 사냥 관광 외에도 일부 진술은 용병으로 활동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극우 성향의 무슬림 증오로 인한 자원 지원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수십 년이 지난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인권이 침해된 역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 경과에 따른 증거 미비로 인한 수사 난항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현대 사회에서 인권 보장과 전쟁 범죄 처벌을 더욱 시급하게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