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휘발유 공급 우려, 항생유 생산 증가하는 미국 정유사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연료 공급이 어려워짐에 따라 미국 정유사들이 항공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여름철 여행 성수기를 맞이하였을 때 휘발유 공급의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항공유 생산량이 최근 4주 동안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4주 연속 하루 200만 배럴 이상의 항공유를 생산한 사실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미국 걸프코스트 지역의 정유사들은 세계 연료 가격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들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석유제품의 생산 비율을 조정하는데,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과 재고에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최근 몇 달간 급등한 항공유 생산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로 인해 반대급부로 전체 생산에서 휘발유의 비중이 계절 평균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분석가인 나탈리아 로사다는 “미국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디젤의 생산 비율을 줄이고 항공유의 생산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며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휘발유 생산 비율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름철에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여행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정유사들이 휘발유 생산을 늘리면 항공유와 디젤 등의 다른 필수 연료 생산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이들 연료의 가격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 내 휘발유 재고는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으며, 반면 휘발유 정제 마진은 배럴당 약 50달러로,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휘발유 공급 확대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FGE의 유진 린델 정제제품 부문 대표는 “휘발유와 항공유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정유사들은 수익성이 가장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휘발유 생산이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정유업계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정유사들의 결정이 향후 몇 달 내 유럽의 연료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전통적으로 중동에서 디젤과 항공유를 대량으로 수입해 오다가 최근 미국에서의 수입을 늘려왔다. 하지만 중동에서의 긴장이 계속될 경우, 이러한 공급이 줄어들면서 유럽의 연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