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기지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원유 유출 정황 포착
이란 하르그섬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원유 유출이 발생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오비털 EOS(Orbital EOS)라는 글로벌 석유 유출 감시업체의 정보를 인용하여, 지난 7일 기준으로 하르그섬 서쪽 지역에서 약 3,000배럴의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확인된 오염 범위는 50㎢를 넘어서며, 유출된 기름띠는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해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유출의 근본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원유 저장탱크의 손상이나 송유관 파열 가능성이 제기되며, 심지어 이란 당국이 저장시설 포화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원유를 방류했을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은 1960년대에 미 석유회사 아모코에 의해 건설된 이란 최대의 원유 수출 터미널로,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처리하는 중요한 위치이다.
한 에너지 분야 데이터 기관의 관계자는 하르그섬 서쪽 해상의 해저 송유관이 파열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후 송유관이 최근 몇 년 간 여러 차례 누출 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송유관의 상태는 이란의 원유 저장 능력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및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원유 저장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공대의 니마 쇼크리 교수는 "유전은 쉽게 멈출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라며, "저장 공간 부족은 시스템 전체를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원유 유출 사고가 환경에 미칠 심각한 피해 또한 우려되고 있다. 유출된 원유가 해안으로 밀려올 경우, 맹그로브 숲, 산호초, 해양 새, 바다거북 등 다양한 해양 생태계에 대량의 피해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공식 보도에 소극적이며, 이란 외무부도 관련 질의에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하르그섬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483km 떨어져 있으며, 이란 본토로부터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의 원유 유출 사고는 이란의 전쟁 자금과도 연결된 전략적 요충지의 지속적인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란 측의 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