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불법이민자 출신 주교 임명…트럼프 반이민 정책에 정면으로 대응
교황 레오 14세가 반이민 정책을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는 상반된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미국 주교회의에 따르면, 교황이 마크 E. 브래넌 주교(79)의 사임을 수락하고,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로 출발한 에벨리오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를 웨스트버지니아의 휠링 찰스턴 교구장으로 임명했다.
멘히바르 아얄라 주교는 과거 자동차 트렁크에 숨어 미국으로 밀입국하여 정착한 경험이 있으며, 이후 가톨릭 신자로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는 자신의 사목 활동 중에 이민자들의 권리와 필요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고, 이러한 그의 배경은 교황의 결정에 큰 의미가 부여되게 했다.
또한, 교황은 미국의 전통 흑인 명문 대학인 하워드대학교의 사제였던 로버트 박시 3세 신부(46)를 워싱턴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했다. 박시 3세 신부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의미하는 'DEI'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비 미국적이며 비 기독교적"이라고 비판해왔다. 이렇게 두 인사의 임명은 교황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이민 및 반DEI 정책에 강력히 대항하는 의도임을 엿보게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장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바티칸의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레그 얼랜드슨 가톨릭뉴스서비스 전 국장은 "멘히바르 아얄라와 박시 모두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다. 이들의 임명은 바티칸이 이민자와 인종 정의에 관한 입장을 조용히 확인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미국에 대한 비판을 강화해왔으며,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세계에서 소수의 폭군이 신성한 것을 파괴하고 있으며, 종교의 이름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분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교황의 발언은 바티칸과 미국 정부 사이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교황의 인사 결정은 단순한 인사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반이민과 포용성의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교황은 이러한 이슈에 대한 바티칸의 명확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