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의 변화…기관 매수에도 불구하고 고래 매도세가 상승 저지

비트코인(BTC) 시장은 최근 기관의 대규모 매수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고래로 불리는 초기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지난 1년 동안 약 50만 개의 BTC를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인데,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약 69조 7,5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 대규모 매도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와 기업 재무부에 의한 BTC 매수 물량과 실질적으로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트코인의 시장 참여자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거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지닌 투기 자산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일정 수준의 자산을 보유한 기관 중심의 자산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의 회사인 스트래티지, 여러 ETF 운영사, 그리고 다수의 대기업들은 지난 1년간 90만 BTC를 축적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전체 유통량인 1,980만 개의 약 25%를 차지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3개 분기 동안 ETF 대비 기업 재무부의 비트코인 매입 비중이 더 컸다는 사실이다. BTC 보유 현황을 추적하는 'BitcoinTreasuries'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현재 59만 7,323 BT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90조 5,000억 원에 이르며 전 세계 정부의 보유량인 52만 7,648 BTC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상장기업 전체의 보유량은 여전히 84만 8,608 BTC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구조의 변화는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변동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5년 전에는 익명 지갑의 상위 2%가 전체 BTC의 95%를 보유했으나, 현재는 기관 중심으로 자산이 고르게 분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DRW의 롭 스트레블은 “암호화폐는 더 이상 이단(outlier)이 아니다”라며, 가격 안정성은 비트코인이 ‘장기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러한 경향은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의 30일 BTC 변동성 지수는 최근 2년 중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아르카(Arca)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 제프 도맨은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이 “은퇴 자산”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동안 108,871~110,386달러(약 1억 5,124만~1억 5,344만 원) 범위에서 거래되며, 보도 시점인 7월 초 기준으로 109,155달러(약 1억 5,175만 원) 수준에 있다. 이는 지난 30일 동안 3.5%, 최근 7일 동안 1.5%의 상승률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 평균 상승률인 1.4%를 조금 초과하는 수치이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제한적인 이유는 단순한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 구조와 자산 특성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BTC는 이제 한층 더 제도화된 자산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향후 비트코인의 진행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