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등은 숏 청산 때문…추세 상승의 기로에 서나?
비트코인(BTC)이 3월 들어 약 12% 상승하면서 반등세를 보였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이 추세적 성장보다는 숏 포지션 청산의 결과라는 신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매수의 유입보다는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비트코인이 지난달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크립토 트레이딩 데이터 플랫폼 비욘드(Biyond)의 네이선 배철러 매니징 파트너는 DL뉴스와의 인터뷰에서 "7만3000~7만4000달러 구간에서 상당한 규모의 숏 청산이 발생했고, 이 물량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원화로 약 1억8952만원~1억9210만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배철러는 현재 변동성 지표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는 8만달러를 향한 실제적인 돌파가 아닌 스톱헌팅의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경고했다. 스톱헌팅은 가격이 특정 구간에 도달해 손절 주문을 유발하고 그 후에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현재의 시장 환경과 일치하는 분석이다.
숏 포지션의 청산은 매수세보다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숏 매도란,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빌려서 파는 방식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저렴하게 다시 사서 갚고 이익을 남기지만,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하고 매도자는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다시 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매수 주문이 몰려 가격을 더욱 상승시키는 '숏 스퀴즈' 현상이 나타난다.
카이코(Kaiko)의 로런스 프로선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6만~6만3000달러 범위에서 거래될 때 숏 포지션을 잡는 트레이더들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하며, 시장이 예상보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숏 스퀴즈가 발생한 후 다시 조정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발생했던 일로, 악재를 이유로 하락에 베팅하던 숏 포지션들이 청산되며 비트코인이 반등했던 사례가 있다.
이번 반등은 금융시장에서 유가 급등과 맞물려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으며, 현재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 이란은 전투가 계속되면 유가가 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JP모건은 유가가 90달러 이상 지속된다면 미국 증시가 10~15%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늦추게 하고,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유동성 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아르헨티나의 암호화폐 거래소 리피오(Ripio)의 세바스티안 세라노 CEO는 "에너지가 비싸지면 물가가 상승하고,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미루게 된다"라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필요한 유동성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폴리마켓에서는 한때 7월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85%로 보고 있었으나, 이란 공격 이후 해당 확률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는 10월과 12월의 인하 가능성이 각각 68%, 78%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2월 27일 78%에서 최근 22%로 급락했다.
비트코인이 일반적으로 주식과 함께 움직이는 리스크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전쟁 발발 이후 상승세를 보인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상승의 원인이 신규 수요보다 숏 청산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결국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하 시점 등의 거시 경제적 변수들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며, 청산 상황 이후 실수요가 나타날지 여부가 향후 가격 흐름의 결정적인 관전 포인트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