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격화 속에서도 비트코인 7만달러대 방어…시장 충격 지속 흡수
중동에서의 전쟁이 2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비트코인(BTC)은 전쟁 발발 당시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할 경우 가격 급락이 빈번했으나, 현재 시장은 이러한 충격을 ‘학습’하고 변동성을 흡수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시간으로 토요일 오전, 비트코인은 7만1,000달러(약 1억 643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었으며, 24시간 기준으로는 0.7% 하락했다.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 대한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고점인 7만3,838달러(약 1억 1,068만 원)에서 급락했으나, 하락 한도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르그섬의 공격 관련 뉴스가 공개된 후 비트코인은 약 3.5% 하락했지만, 추가적인 투매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달 전이라면 유사한 패닉 상황이 연출됐겠지만, 이번에는 매도 압력이 금세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주간 수익률 또한 시장의 회복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7일 동안 4.2% 상승했으며, 이더리움(ETH)은 5.5% 상승하여 2,090달러(약 313만 원)에 도달했다. 도지코인(DOGE)도 5% 상승, 솔라나(SOL)는 4.2% 오른 88달러(약 13만 원), 비앤비(BNB)는 4.5% 증가한 655달러(약 98만 원)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전쟁이 격화되고 있음에도 주요 암호화폐가 긍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더 이상 전쟁 초기의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개전 초기에는 모든 헤드라인에 과도한 반응을 보였으나, 현재는 보다 유연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공습 → 유가 급등 → 비트코인 하락 → 재차 회복”이라는 패턴이 반복되며, 짧은 시간의 반응이 규칙성을 띠고 있다는 해석이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스에 팔아보자’는 경향은 약해진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에게 기술적 부담은 존재한다. 7만3,000~7만4,000달러(약 1억 944만~1억 1,094만 원) 구간은 여전히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최근 2주 동안 비트코인은 이 구간에서 네 차례의 되돌림을 경험했다. 시장이 전쟁 리스크를 다소 흡수했지만, 여전히 위로의 매물 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나타낸다.
이번 변동성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새 변수가 되었다. 그는 최근 공습을 하지 않은 이유와 함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경우 반응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란도 이에 대해 맞대응하여,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보복 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 인프라가 공격의 대상이 될 경우, 공급 차질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파생시장에서 양방향 변동성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3억7,100만 달러(약 5,562억 원)의 청산 규모가 발생했으며, 이 중 숏 포지션의 청산이 2억700만 달러(약 3,103억 원)에 달해 롱 포지션 청산 1억6,300만 달러(약 2,444억 원) 보다 클 정도로 시장의 긴장감이 증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3,800달러로 급등할 때는 하락 베팅이 청산되었고, 하르그섬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 구간에서도 롱 포지션이 청산되며 변동성이 컸던 상황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오는 3월 17~18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회의로 쏠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역사적 최대 에너지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현재 3.5~3.75%에서 동결할 확률은 95% 이상이다. 그러나 시장은 실제 결정보다는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메시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기대가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심리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이 다시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