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긴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7만2000달러 돌파, 새로운 고점 구간 진입
비트코인(BTC)이 다시 한 번 시장의 예상을 뒤엎으며 7만2000달러를 돌파하여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고점 구간에 재진입했다. 미국-이란 간의 전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위험 자산이 불안정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반등세를 보이며 현재는 7만20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지시각 금요일 오전(미 동부 기준) 비트코인은 장중 7만4000달러에 도달했으며, 원화로는 약 1억796만 원(1달러=1499.20원 기준) 정도로 평가된다. 코인게코(CoinGecko)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으로 2% 상승했으며, 최근 한 달간의 상승폭은 8%를 넘어섰다.
이번 비트코인의 반등은 전쟁 발발 직후 나타났던 급락과 대조적이다. 2주 전 전쟁 이슈가 본격화됐을 때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디지털 자산이 '리스크 오프(risk-off)' 상황에서 가장 먼저 매도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재 가격 움직임은 그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GSR리서치의 카를로스 구즈만은 DL뉴스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크립토 전체를 다른 자산 대비 '과매도' 상태로 인식하고, 이에 따라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위험 자산의 선반영 구간에서 되돌림이 나오며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대한 최악의 공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추가적인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대비할 수 있는 화력과 무제한의 탄약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이며 긴장 상황을 더욱 부각시켰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의는 그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비트코인은 과거에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안전 자산으로 간주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달간은 기술주 등 전통 위험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비트코인이 급락하며 연초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던 일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구즈만은 "최근 몇 주 동안 갈등과 불확실성이 증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립토 가격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바닥 확인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의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디지털 자산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던 전문가들이 많았으나, 이번 가격의 반등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디파이(DeFi) 리서처 이그나스(Ignas)는 이러한 흐름을 '리뎀션 트레이드(redemption trade)'로 묘사하며, 지정학적 악재가 오히려 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sFOX의 다이애나 피레스(Diana Pires) 역시 비트코인의 상승을 전통 위험 자산과의 드문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반등세는 비트코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더리움(ETH)은 24시간 기준 5% 이상 상승하며 뉴욕 정오 무렵 2137달러(약 320만 원)로 뛰어올랐다. 이는 블랙록이 새로운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스테이킹 노출을 제공하는 소식과 연관이 있다. 스테이킹 구조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으로, 전통 금융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상승하며 시장의 위험 선호가 일부 회복된 모습이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의 랠리는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리스크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달러, 그리고 뉴욕 증시의 위험 선호가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비트코인이 어떤 상관관계로 수렴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