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가 두 배 상승 경고”... 비트코인 시장 긴장 고조
이란이 12일(현지 시각)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군사 행동이 계속될 경우 국제 유가가 두 배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비트코인(BTC) 시장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경고는 원유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하며, 통화 정책 완화가 지연될 경우 가상 자산에 유입될 유동성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암호화폐 거래소 리피오(Ripio)의 최고경영자(CEO) 세바스티안 세라노는 "에너지가 비쌀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 결정을 미루게 된다. 이는 비트코인이 상승 모멘텀을 얻는데 필수적인 유동성을 한정짓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면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7만434달러에 거래 중이며, 원·달러 환율(1달러=1477.50원)을 적용할 경우 약 1억406만원에 해당한다. 지난해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가격 변동성은 커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 급등 시나리오가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원유는 글로벌 실물 경제와 물가의 상한선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중동 지역의 충돌이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초래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상승할 수 있다. 물가 압력이 증가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거나 긴축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상황은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비트코인도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세라노 CEO는 유동성 환경이 가상 자산 상승의 주요 동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달러 유동성을 차단하면 이 영향이 주식과 가상 자산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이 금과 같이 지정학적 위기에서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실제 가격 움직임은 다소 다르게 전개됐다. 과거 중동 전쟁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금처럼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질 때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데이터 분석 업체 카이코(Kaiko)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로렌스 프라우센은 "인플레이션 헤지라는 주장은 그동안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전쟁과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더라도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긴축 우려를 통해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5년 6월 이스라엘의 '오퍼레이션 라이징 라이언' 공습 이후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하락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신호가 나왔을 때에야 비로소 시장이 안정세를 찾은 사례가 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는 신호가 나올 때 비트코인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비트코인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의해 금이나 원유와 같은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가격의 움직임은 전통적 상품과는 다르다는 평이 많다. 프라우센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은 상품이 아닌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고 언급하며, 최근 1년간 지정학적 충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중동 긴장이 계속되고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경우, 비트코인도 이와 함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가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흐름이 맞물리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유가의 방향성과 전쟁 확산 가능성, 및 이에 따른 통화 정책 기대 변화이다.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가격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중동 정세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