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대한 주주 반발 심화,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강세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는 상장사들이 최근 하락장에서 다시금 대중의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기업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이 주주 가치를 향상시키는지, 아니면 오히려 리스크를 확대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이어지는 약세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최근 4분기 실적에서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온체인에서 여전히 높은 달러 유동성 수요가 존재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전통 결제사들이 크립토 생태계로의 전환이 기대만큼 쉽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엠퍼리 디지털(Empery Digital)의 행동주의 주주들은 경영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약 10%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 타이스 P. 브라운(Tice P. Brown)은 경영진에게 비트코인 4,000개를 매각하고 CEO 및 이사회를 사임하라고 요구하며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 전략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보유 자산을 투자자에게 환원하라고 압박했다. 엠퍼리 디지털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기존 전략을 방어했지만, 비트코인 트레저리 모델을 채택한 기업과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투자자 간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서클의 4분기 매출은 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 증가하고, 순이익은 1억3,340만 달러로 주당순이익(EPS)은 0.43달러를 기록하며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초과 달성했다. USDC 공급량은 연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2% 증가해 753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사업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서클은 이러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7,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IPO 과정에서의 주식 보상 비용이 손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페이팔은 장기적인 주가 하락 이후 인수설이 돌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페이팔은 디지털 자산 영역 확장을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PayPal USD’를 출시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전통 결제사들의 크립토 서비스 확장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간과 더 많은 경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디파이와 주택금융의 접점을 확대하는 새로운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모기지 대출업체 베터(Better)와 프레임워크 벤처스(Framework Ventures)는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에 연결하는 5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통 부동산 금융과 블록체인 기반 유동성이 결합된 이 거래는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 속에서도 토큰화된 실물자산(RWA) 영역이 실행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대한 주주들의 압박, 스테이블코인의 견조한 실적, 그리고 전통 결제사들의 어려운 전환 과정은 다음 국면에서 크립토 시장이 단순한 서사보다는 현금흐름과 리스크 관리에 더 엄격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앞으로 기업의 디지털 자산 전략이 가격 예상 못지않게 자본 정책과 지배구조에 대한 시험을 받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