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비수탁 DeFi 개발자 형사책임 제외 법안 발의
미국 하원에서 초당적 성격의 ‘블록체인 개발 혁신 촉진법(Promoting Innovation in Blockchain Development Act of 2026)’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의 주된 목적은 연방의 ‘자금전달업’ 규정을 바탕으로 하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까지 형사 책임을 묻는 상황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하원의원인 스콧 피츠제럴드, 벤 클라인, 조이 로프그렌은, 연방법 18 U.S.C. §1960(무허가 자금전달업 운영 금지)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여 이용자 자금을 ‘보관(custody)’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18 U.S.C. §1960이 수십 년 전 전통 금융 중개기관을 전제로 설계되었다고 강조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 환경에서 비수탁형 도구와 코드 배포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비수탁형 프로토콜에 대해 광범위한 법적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어, 디파이 생태계 전반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법안 지지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법안은 의회에서 진행 중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 및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에 대한 입법 논의와 맞물려 등장하였으며, 디파이 개발자로서의 규제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히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와 '자금전달업 운영' 간의 경계 설정이 법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법안 발의의 배경에는 유명한 수사·재판 사례들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22년 8월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믹싱 프로토콜인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였고, 이에 대해 2024년 11월 미 제5순회항소법원이 그 제재를 무효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연방 검찰은 해당 프로토콜의 공동 창립자들을 2023년 8월에 §1960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러한 사례는 법안의 필요성을 더욱 뚜렷하게 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졌고, 네덜란드 당국은 개발자 알렉세이 페르체프를 해당 프로토콜과 관련된 자금세탁 범죄로 기소하여 유죄 판결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뉴욕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사무라이월렛(Samourai Wallet) 사건도 주목하고 있으며, 이 사건 역시 소프트웨어 배포가 곧 수탁형 운영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법안의 통과 여부는 디파이 개발자 보호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자금세탁 방지(AML)와 제재 집행의 실효성을 해치지 않도록 면책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주된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이 법안이 미국 내 디파이 혁신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기존 규제와 충돌하여 논란을 야기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결과적으로, 미국 하원이 비수탁 개발자에 대한 형사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은 디파이가 더 이상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규제와 입법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에게는 디파이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