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규모의 디파이 플랫폼 '플루이드', 비영리 재단 설립으로 AML·KYC 요구 충족 가능할까
플루이드(Fluid) 개발팀은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과 같은 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탈중앙화(DeFi)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방안으로, 프로토콜의 지식재산권(IP)을 비영리 재단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제안은 전통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생겨났고, 토큰 보유자들의 거버넌스 권한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계획의 중추는 '플루이드 재단(Fluid Foundation)'의 설립이다. 이 재단은 오프체인(블록체인 외부) 거래에 필요한 법적, 규제 조건을 충족하는 '법적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핵심 운영 방향과 주요 결정은 기존처럼 토큰 보유자 투표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재단의 가명 디렉터인 '디파이 메이드 히어(DeFi Made Here, DMH)'는 이 재단이 AML과 KYC 요구를 충족하면서 탈중앙화 거버넌스를 해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였다.
DMH는 “재단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며, 헌장과 같은 운영 문서에 의해 운영된다. 이 문서가 $FLUID 토큰 보유자에게 최종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DMH는 이전에 플루이드 개발사를 운영한 인스타댑(InstaDapp)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플루이드는 현재 10억 달러(약 1조 4348억 원) 이상의 예치금을 보유한 디파이 프로토콜로,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대출·차입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자체로 기존의 에이브(AAVE) 및 모포(Morpho)와 같은 경쟁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플루이드의 제안은 최근 에이브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상표권 분쟁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DMH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부인하였다. DMH는 "재단 설립은 지난 6개월 이상 진행해왔으며, 에이브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준비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플루이드 재단은 이미 케이맨 제도에 설립되어 있으며, 이 재단의 자원은 모두 플루이드 프로토콜을 제어하는 DAO에서 공급된다. DMH는 “토큰 보유자는 기존처럼 목표, 예산, 주요 결정 사항에 대한 감독 권한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IP 구조의 변화는 인스타댑이 웹사이트와 프로토콜 스마트컨트랙트 등 모든 지식재산권을 재단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한다. DMH는 “자산이 팀이나 초기 기여자에게 남는 대신, 중립적이고 미션 지향적인 플루이드 재단으로 이전된다”고 설명했다.
운영 구조는 '재단의 집행과 DAO의 통제' 모델로 설정된다. 인스타댑 소속 직원들이 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일상적 운영을 수행하지만, 주요 사항은 DAO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프로토콜이 발생시키는 수익은 DAO가 관리하게 되며, DMH는 재단 운영과 프로토콜 유지에 필요한 25만 달러(약 3억 5869만원)의 그랜트를 신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IP 이전과 그랜트는 모두 DAO의 승인이 필요하며, 일부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그랜트 규모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여러 DAO에서 활동 중인 델리게이트 이그나스(Ignas)는 “지분과 토큰 소유권 충돌이 생기기 전에 미리 정리하는 것은 현명하다”며 플루이드의 접근 방식은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플루이드의 제안이 승인되면 디파이 세계에서 전통 금융과 협력하기 위해 요구되는 AML·KYC 준수 프레임워크를 갖추는 동시에, 거버넌스와 IP 통제 권한을 토큰 보유자에게 귀속시키는 새로운 모델이 추가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재단의 예산과 운영 권한이 얼마나 확대될 수 있는지, 그리고 DAO가 어떻게 견제 장치를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