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범죄 자금 흐름에서 '예측 가능한 결제 수단'으로 급부상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불법 자금 흐름이 급격히 증가하며 2025년에는 약 1,410억 달러(약 204조 9,179억 원)가 범죄와 제재 회피 네트워크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적고, 전송 속도가 빠르며, 유동성이 풍부한 덕분에 범죄 조직들이 선호하는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랩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적발된 암호화폐 불법 거래의 약 86%가 제재 관련 흐름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진 거래였다. 특히 러시아 루블에 연동된 특정 토큰에서만 720억 달러(약 104조 5,449억 원)가 감지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러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제재 국가와도 연결된 자금 유입이 확인되었다.
스테이블코인이 범죄 자금에 널리 활용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산 가격의 급락 위험 없이 국제 결제가 가능하고, 법정화폐 시스템보다 규제가 느슨한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에스크로·보증 마켓과 같은 중개 플랫폼에서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거래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이는 고위험 거래에 악용될 여지가 크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캠, 랜섬웨어, 거래소와 지갑 해킹 등 범죄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이들 자산이 탈취된 후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범죄 조직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초기 수익을 확보하고, 이후 자금세탁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갈아타 가치 안정성을 도모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약 2,700억 달러(약 390조 6,663억 원)로 성장했으며, 테더의 USDT와 서클의 USD 코인(USDC)이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배력에는 범죄 활용 우려가 따르며, 특정 발행사에 대한 규제와 신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각국의 규제 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공시 및 준법 의무를 강화하고,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고위험 네트워크에 대한 온체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범죄 자금 흐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암호화폐 산업 전반의 신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제재 회피 및 불법 거래의 중추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가치 저장'과 '결제 수단'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중한 감시와 적절한 규제가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