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암호화폐 ETF 출시 공식화…금융당국 갈등 심화
한국거래소는 2026년 새해 첫 거래일에 암호화폐 ETF를 출시하고 24시간 거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가상자산 ETF와 파생상품 등 새로운 투자 상품을 도입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기반의 시장 감시 시스템 도입과 주가조작 대응 전담팀 운영 등 시장 질서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ETF 허용 정책은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비트코인(BTC) 등을 기반으로 하는 ETF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올해 말까지 구체화되지 않았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간의 입장 차이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이 2026년까지 미뤄졌다.
주요 쟁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논의다. 한국은행은 은행 주도 컨소시엄만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소 51% 이상의 지분 보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이 기준이 민간 기술기업들을 배제하고 디지털결제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감독 기구 설치 여부에 대한 이견도 제기되고 있다.
입법 초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은행예금이나 국채 등으로 100% 준비금을 보유하고, 반드시 라이선스를 취득한 수탁기관에 예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17년부터 금지되어 온 ICO(암호화폐 공개) 또한 엄격한 공시 의무 하에 허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가 여권의 전폭적인 입법 추진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반대로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ETF의 기초자산 범위에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포함토록 했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법안도 상정했다. 해당 법안은 최소 자본금 5억 원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통화 정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FIU는 코빗에 대해 약 2만 2,000건의 자금세탁방지 위반을 적발해 총 2,73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앞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신규 계정 개설 중단(3개월)과 함께 3,5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빗썸, 코인원, 고팍스 등의 거래소도 FIU 점검 대상에 올라 있으며, 전체 업계에 대한 제재 금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트래블룰’ 규제의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100만 원을 초과하는 이체 시에만 발신자·수신자 정보를 수집하도록 되어 있지만, FIU는 이 기준을 없애고 모든 가상 자산 이동에 대해 정보 수집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는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스머핑(smurfing)' 등의 회피 수법 차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관되지 않은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 또한 업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금감원은 구두 경고를 통해 국내 ETF에서 코인 관련 주식 비중을 제한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