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24시간 거래 시대 열리나…美, 英·유럽·동남아도 적극 검토 중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미국 뉴욕 증권가에서 '24시간 주식 거래'를 상용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여러 주요국 증권거래소들도 거래시간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고 있다. 이번 변화는 자본 유치를 위한 글로벌 경쟁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는 최근 주식 거래시간 연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거래소의 소식통은 "거래시간 연장과 24시간 거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전하며 상업적, 정책적, 규제적 측면에서도 주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유럽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 지사의 앨릭스 달리는 CNBC 인터뷰를 통해 거래시간 연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SIX 그룹 역시 ETF 및 파생상품 관련 거래시간 연장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의 이만 라흐만 사장은 기존의 2세션 거래 체계를 3세션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JSE)도 24시간 거래 시간 확대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 시장에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올해 초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하고 한국거래소의 금융 파생상품시장에서는 야간 거래가 시작됨에 따라 거래시간이 사실상 12시간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는 향후 24시간 거래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 된다.
미국에서도 24시간 거래 체제로의 진화가 예상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일간 거래시간을 현행 16시간에서 22시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나스닥은 내년 하반기부터 24시간으로 거래시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운영비용 증가와 변동성,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4시간 거래가 추진되는 이유는 이미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가상화폐 시장과의 경쟁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국 증시 간의 자본 흡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며, 24시간 거래 체제는 이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익명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진 시장의 24시간 거래는 글로벌 자본 흐름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자금 유입이 미국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아시아권 거래소와 관련해서는, 미국으로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에서의 '탈국장'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운영되는 뉴욕 증시가 24시간 체제로 전환될 경우,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 주식 거래가 더 용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한국 시장의 유동성 감소와 중소형주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찬수 한국거래소 청산거래본부장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장기적으로 24시간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