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구리처럼 흔들리다… 25억 달러 청산의 여파
비트코인(BTC)과 주요 금속들이 동시에 가격 급락을 경험한 가운데, 이 현상은 경제 불안 속에서 비트코인이 금이 아닌 구리와 더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3년 1월 30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가격은 7만 8,000달러(약 1억 1,329만 원) 이하로 떨어지며 구리와 함께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구리는 사상 최고치인 톤당 1만 4,500달러(약 2,106만 원)에서 약 4% 급락했고, 금, 은, 백금 같은 다른 원자재들도 동일하게 하락했다. 이러한 사례는 암호화폐와 원자재 시장이 동시에 움직인 이례적인 상황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구리는 ‘닥터 커퍼(Dr. Copper)’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경제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어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최근 몇 년간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수요 증가로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장기 전망은 전반적인 거시경제 불안으로 인해 overshadow되고 있다. 스왑스페이스의 바실리 실로프 최고사업책임자는 미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비트코인과 구리 시장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또한 지난 2025년 10월 12만 6,173달러(약 1억 8,331만 원)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약 40% 떨어진 7만 7,000~7만 8,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비트코인의 위험 자산으로서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팬데믹 이후 비트코인과 구리 간의 상관관계가 더욱 두드러진 가운데, 2022년 연구에 의하면 두 자산의 상관계수는 0.84에 달했다. 이는 두 자산이 비슷한 외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구리의 관계가 항상 동일한 방향으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구리가 2025년 말 ‘메탈 시즌’ 동안 40% 이상 상승했음에도 비트코인은 오히려 6% 하락하는 등의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최근 비트코인에는 새로운 자금의 유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월 30일의 가격 급락과 관련하여, 비트코인 ETF의 평균 매입가는 현재 8만 7,830달러(약 1억 2,754만 원)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에 진입해 있다. 이는 지난 2주일간 미국 비트코인 ETF에서 총 28억 달러(약 4조 664억 원)의 유출이 발생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손실 규모가 나타난 것을 반영한다.
비트코인은 현재 ‘디지털 금’의 명성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디지털 구리’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과 원자재 시장의 관계는 시장 국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향후 경제 흐름에 따라 비트코인의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결국 비트코인은 현재의 시장 속에서 구리처럼 경기 민감한 자산으로 남아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관찰 대상이 되고 있다. 향후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의 위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 혹은 구리와 같은 경로를 지속할지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상황에서 지켜볼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