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이란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수사 착수
미국 정부가 이란의 국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며, 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란과 관련된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지난 1년간 약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암호화폐를 통한 '그림자 금융망' 차단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특정 디지털 자산 서비스들이 제재를 받은 이란 정부 및 관련 단체의 자금 세탁 및 해외 송금을 지원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트레이블 분석 기업 TRM랩스의 정책 총괄 아리 레드보드는 "미국 재무부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조사를 진행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이란 내에서 암호화폐가 주요 자산 회피 수단으로 부상하는 배경에는 최근의 블록체인 분석 자료가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이란에서 발생하는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최대 100억 달러(약 14조 5,6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4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이란의 연관 지갑으로 유입된 암호화폐 규모는 약 78억 달러(약 11조 3,630억 원)에 달하며, 이란혁명수비대(IRGC)나 제재 대상 반관세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이용해 국제 결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노비텍스는 최근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약 1,1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전체에서 약 1,500만 명이 암호화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용자의 상당수는 암호화폐를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 당국의 경계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초 노비텍스에서 주요 암호화폐 잔고가 급격히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난센은 이 자금이 즉각적으로 해외 거래소로 송금되지 않고 사용자의 개인 지갑으로 옮겨지는 형태를 띠고 있어 리스크를 평가하거나 재입금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산 유출의 배경에는 6월 해킹 사건으로 인한 사용자들의 불안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노비텍스 측은 일부 사용자들이 해외 송금을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거래의 구체적인 목적은 추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강력한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거래소 내에서 불법 자금의 악용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암호화폐가 제재 회피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미국 재무부는 2023년 9월 '그림자 금융망' 차단 조치를 발표하며 이를 포함한 비전통적 자산 경로를 사용해 이란이 국제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겠다고 경고했다. 자금 세탁 및 무기 거래, 테러 자금 조성이 디지털 자산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조사는 특정 거래소를 뚜렷하게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플랫폼이 이란과 관련된 계정이나 지갑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로 이어질 전망이다.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 제재의 '회피 통로'로 자리잡을 경우, 미국 당국은 시장 규제 및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