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암호화폐 시장, 160조 원 자금 유출…해외 거래소 선호의 이유는?
최근 타이거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한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160조 원의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유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투자 열기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수익과 거래 수수료는 대부분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같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산 이동이 아니라, 국내 암호화폐 산업의 수익 기반이 구조적으로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거래소의 이용보다 해외 거래소를 선호하는 이유는 '투자 기회의 비대칭성'에 있다. 한국의 규제로 인해 현물 중심의 거래만 가능한 국내 거래소에 비해, 해외 거래소는 레버리지 거래와 다양한 파생상품 등을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바이낸스는 상장 전 프리마켓을 운영하여 토큰생성이벤트(TGE) 이전부터 초기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투자자들은 초기 수익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2025년 1~9월 사이에만 약 124조 원이 이미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보고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1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 자금 유출이 발생함에 따라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역시 국내로 귀속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의 한국 투자자 수수료 수익은 약 2조 7,300억 원으로 추정되며, 바이빗은 1조 1,200억 원에 달한다. 이 금액의 총합은 국내 5대 거래소의 2024년 영업 수익의 약 2.7배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단기적인 문제를 넘어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경로 이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많은 한국 투자자들은 알트코인 중심의 단기 수익 전략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해외에서 이미 가격 상승이 끝난 이후에 국내 거래소에 늦게 상장되는 코인들로 인해 반복적인 손실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사전 상장을 기다리기 위해 해외 거래소에서 포지션을 잡으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거래소 차단 정책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구진은 "차단은 단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자금은 규제의 틈을 피하여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동안 약 2.7조 원이 메타마스크와 같은 개인 지갑으로 유출되었으며, 글로벌 DEX의 거래 비중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해외 거래소 차단보다 규제와 혁신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는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는 오히려 자금과 기술 역량의 해외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및 유럽 주요국들이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포함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또한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양한 상품 실험과 기술적 혁신을 허용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카이코의 거래소 데이터와 아캄 인텔리전스, 듄 등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수료 추정 및 자금 흐름을 분석했다. 바이낸스 내 한국인 점유율을 15~25%로 가정하여 탑다운 방식으로 추산한 결과, 연간 수수료 지출액은 약 2조 500억 원에서 3조 4,170억 원으로 예측되고, 바텀업 방식으로는 2조 7,300억 원으로 확인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