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비은행 원화 스테이블코인 허용에 대한 우려 표명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CNBC 인터뷰를 통해 비은행 기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미국의 'Genius Act' 통과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전 세계적인 금융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상업은행과 협력하여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예금'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비은행 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자본 흐름 통제와 통화주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될 경우, 달러 자산으로의 전환이 더 용이해져 자본 유출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전달 경로를 약화할 수 있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언급했다. "사적인 자금이 유입된다면 통화량을 제어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단순한 통화 정책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자본 통제 및 은행 시스템 전반의 구조와 관련된 심각한 이슈라고 부연했다.
현재 핀테크 업계에서는 기술 발전을 통해 KYC(고객신원확인) 등 불법 자금 차단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완벽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률 하락과 고령화 문제를 감안해 단기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은 연간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49% 수준으로, 재정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GDP 대비 90%에 달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이는 통화 정책 결정 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면서 추가 인하의 속도와 시점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반도체 수출 증가로 인해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라 향후 경제 상황은 유동적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대응에 신중함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