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러시아 국적 유리 구그닌 기소…암호화폐 세탁으로 7,370억 원 규모
미국 법무부가 자국의 제재를 회피하며 막대한 액수의 암호화폐를 세탁한 혐의로 러시아 국적자인 유리 구그닌(Iurii Gugnin)을 기소했다. 구그닌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약 5억 3,000만 달러, 즉 7,37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인 그는 자금세탁, 은행 사기, 전신 사기 등 22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각 혐의에 대해 최대 3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의 범행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제재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이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금융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구그닌은 에비타 인베스트먼트(Evita Investments Inc.)와 에비타 페이(Evita Pay Inc.)라는 두 암호화폐 회사를 운영하며,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기관들과 거래를 주선하였다. 그는 테더(USDT)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망을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은행과 금융 규제를 우회하고 의심 거래를 보고하지 않는 등 위험한 거래를 감추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자금세탁 방지(AML) 규정조차 무시한 채, 범죄 수사와 감시를 회피하는 웹사이트를 수시로 이용해왔다.
구그닌은 자신이 대표, 재무 담당 및 준법 감시 책임자를 맡고 있던 에비타를 외형적으로는 정상적인 암호화폐 결제 기업으로 둔갑시키며, 실제로는 러시아 고객의 자금을 미국의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세탁하였다. 그는 거래 출처를 허위로 기재하고 관련 문서조차 조작함으로써 규제를 회피하는 수법을 활용했다. 더욱이 이 범행은 미국 내 민감 기술이 제재를 받는 러시아 기관에 제공되는 과정에 연관되어 있어, 미국 당국은 이를 국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통한 제재 회피와 자금 세탁에 대한 단속을 강력히 강화하게 된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의 익명성과 탈중앙화가 금융 규제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음을 지적하며, 보다 정교하고 엄격한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그닌 사건은 암호화폐 산업 내 규제 미비와 기술 남용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