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혼 소송에서 암호화폐 재산분할, 현실과 법적 문제 직면
러시아의 이혼 소송에서 암호화폐 재산분할 문제가 주요한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비트코인(BTC)과 다양한 알트코인, 주식 스톡옵션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가치 산정과 소유 입증이 특히 어려운 자산으로 간주되며, 이로 인해 법원은 전문가의 도움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 법률회사 키슬로프 로(Kislov Law)의 가사 전문 변호사 아나스타시야 마디(Anastasia Madi)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스톡옵션은 이혼 절차에서 가장 나누기 힘든 자산”이라고 설명하였다.
러시아 내 암호화폐의 사용과 보유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재산분할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예상이다.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Izvestia)에 따르면, 법원은 유형 자산과 무형 자산의 금전적 가치를 법정통화로 표시해야 하므로, 암호화폐의 적절한 가치 평가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혼율이 높은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문제는 점점 더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약 5건에 육박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보유 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민사 법원의 사건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2020년 법 개정을 통해 암호화폐를 ‘무형 재산’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따라서 결혼 기간 중에 취득한 비트코인은 법적으로 혼인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누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지, 이를 루블로 정확히 평가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마디 변호사는 지적했다. 많은 경우 암호화폐는 비밀번호와 프라이빗키로 보호된 지갑에 보관되는데, 이로 인해 접근 권한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한쪽 배우자가 프라이빗키나 비밀번호를 숨길 경우 상대방이나 변호인이 이를 강제로 제출받을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대단한 장애물이 된다. 소송 도중 자산을 다른 지갑으로 옮기면 보유 사실 자체를 입증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법원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암호화폐 분할 청구를 기각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사례로는 한 여성이 법원에 공동으로 보유한 암호화폐의 재산분할을 요청했으나, 해당 암호화폐의 존재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청구가 기각된 사건이 보고되었다.
가사 사건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익명성이 가족법 실무에 새로운 장벽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브길로바&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올가 도브길로바(Olga Dovgilova) 대표변호사는 “암호화폐의 익명성은 기밀성을 보호하지만, 분할을 어렵게 만든다”고 강조하며, 또한 국제 암호화폐 거래소와 블록체인 플랫폼이 러시아 법원에 정보를 제공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도 짚었다.
법률 제정 관련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산업·통상위원회의 이고르 안트로펜코(Igor Antropenko) 의원은 혼인 기간 중 매입한 암호화폐를 공동 재산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반면 혼인 전 취득한 암호화폐는 개인 재산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 법안은 아직 러시아 중앙은행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지만, 법 제정이 이루어지더라도 여전히 지갑 접근권과 거래 추적, 해외 거래소의 자료 확보 등 실무적인 난제들이 남아 있을 예정이다. 암호화폐는 당분간 러시아 이혼 소송에서 가장 복잡한 재산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