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불확실성 속 비트코인 7만 달러선 방어
비트코인(BTC)이 현재 7만 달러(약 1억 469만 원) 이상에서 거래되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물가 지표 영향을 받으며 위험 자산 시장이 요동쳤으나, 비트코인은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주간 주요 변수는 이란 간의 갈등의 심화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의 타격으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약 16만 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부각됐다. 이에 따라 안전 자산으로 통상 분류되는 금과 은 선물 또한 약세로 기울어졌고, 전통 자산 시장은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미국 중앙은행(연준)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은 수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매파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켰다. 예측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8%대에서 24%로 증가하는 등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식과 암호화폐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비트와이즈(Bitwise)의 유럽 리서치 총괄 안드레 드라고쉬(André Dragosch)는 비트코인이 이 두 가지 상반된 힘의 교차점에 있다고 진단하였다.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경제 지표 개선이 비트코인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반면에 더욱 엄격해진 금융 여건이 압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드라고쉬는 과거 비트코인의 강세장이 제조업 경기와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이 결합된 경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함께 오르는 조합이 비트코인이 최근 금과 미국 주식보다 더욱 선전에 기여한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보통 금에 비해 금리에 덜 민감한 특성을 가지며, 대체로 금리 상승에 대한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드라고쉬는 비트코인이 이번 긴축 상황의 대부분을 이미 가격에 반영해 온 것으로 평가하며, 비트코인이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즉, 시장이 실질적으로 느끼는 거시 충격이 커질수록 비트코인은 이미 이전에 반영된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주요 촉매는 금융 여건의 개선 여부다. 중동의 긴장이 완화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며 원유 공급 불안이 완화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도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암호화폐 시장 내부에서는 채택 확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거시 변수와 산업 펀더멘털이 어떤 속도로 조화를 이룰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7만600달러(약 1억 564만 원)에서 약간 상승세를 보였고, 이더리움(ETH)은 0.55% 하락하여 2,148달러(약 321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달러 인덱스는 99.70으로 약세를 보이며,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28%로 소폭 상승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하루에 9,020만 달러(약 1,350억 원)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누적 순유입은 562억6,000만 달러(약 84조 1,565억 원)로 집계되었고, 총 보유량은 약 129만 BTC로 추산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현물 이더리움 ETF에서도 하루 동안 1억3,640만 달러(약 2,041억 원) 순유출이 발생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중동 정세와 유가, 연준의 금리 경로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위에서 안정되며 상대적으로 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장 심리의 미세한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금리와 금융 여건의 흐름이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