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로우 프라이스, 다자산 액티브 크립토 ETF 출시 예고… 전통 금융의 새로운 접근법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티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외에도 도지코인(DOGE) 및 시바이누(SHIB) 등의 밈코인을 포함하는 '액티브' 암호화폐 ETF를 출시할 계획을 예고했다. 이는 전통 금융권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단일 암호화폐 집중에서 다자산 운용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티 로우 프라이스는 현재 약 1조 8,000억 달러(한화 약 268조 3,980억 원)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프라이스 액티브 크립토 ETF(Price Active Crypto ETF)'의 S-1 등록신고서 수정본을 제출했다. 이 수정신청은 지난해 10월 최초 제출한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ETF의 구체적인 투자 가능 자산군, 수탁 및 거래 구조, 스테이킹 가능성 등 세부 운용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신고서에 따르면, 해당 ETF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SOL), XRP, 에이다(ADA), 아발란체(AVAX), 라이트코인(LTC), 폴카닷(DOT), 헤데라(HBAR), 비트코인캐시(BCH), 체인링크(LINK), 스텔라루멘(XLM), 시바이누, 수이(SUI)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포괄할 계획이다. 하지만 ETF는 모든 자산을 한꺼번에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맞춰 특정 암호화폐의 비중을 조정하는 액티브 운용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ETF는 한 번에 5~15개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게 된다.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도 상세히 밝혀졌다. ETF는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시장 모멘텀'을 반영한 정량적(퀀트) 모델로 리밸런싱을 할 예정이며, 목표는 'FTSE US Listed Crypto Index'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이는 단일 자산에 집중하는 구조가 아닌, 다자산으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티 로우 프라이스는 앵커리지 디지털 뱅크(Anchorage Digital Bank N.A.)를 수탁사로 지정하고, ETF의 암호화폐 보관 및 보호를 맡긴다고 밝혔다. ETF의 설정 및 환매 방식은 현금 기반으로 시작하며, 투자자는 암호화폐를 직접 거래하는 대신, 현금으로 ETF 지분을 사고팔게 된다. 향후에는 ETF 지분과 기초자산을 직접 교환하는 '현물(in-kind)'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또한, 스테이킹 참여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킹은 블록체인에서 특정 토큰을 락업하여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인데, 티 로우 프라이스는 이를 추진할 가능성을 명시하였다. 하지만 스테이킹 도입 시 규제 및 세금 처리 등의 리스크도 동반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예정이다.
이번 신고서 수정 제출은 87년 역사를 지닌 전통 운용사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또 다른 단계로 평가된다. 만약 SEC의 승인을 받게 된다면, 투자자들은 전통 증권계좌를 통해 액티브 운용 방식의 암호화폐 ETF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 금융에서의 디지털 자산 상품화가 가속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SEC의 승인 여부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미국의 크립토 ETF 경쟁 구도도 단일 자산 중심에서 다자산 및 전략형 상품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