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 정부가 직접 경쟁에 나서… 최대 13개국 참여 추정
최근 비트코인 채굴이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채굴 산업이 국가 전략 자산의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에 따르면 최대 13개 국가 정부가 비트코인 채굴을 직접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 매튜 시겔이 발표한 '비트코인 체인체크(Bitcoin ChainCheck)'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 또한 최소 11개 국가가 관련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온체인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정부의 채굴 참여 이유는 다양하지만 단일한 원인으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잉여 에너지를 활용한 수익 창출, 비트코인 보유 확대, 제재 회피 수단 확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국가 차원의 채굴 사례로는 부탄, 엘살바도르, 이란, 러시아가 있다.
부탄은 예상치 못한 비트코인 채굴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부탄 왕실의 투자 기관인 드룩 홀딩 앤 인베스트먼트(Druk Holding & Investments)는 최소 2018년부터 히말라야 수력발전을 활용하여 비트코인을 채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몇 년간 조용히 운영되었으나, 2023년 아캄의 조사에 의해 관련 지갑이 발견됨으로써 공개되었다. 해당 지갑에는 약 1만2000에서 1만3000BTC가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30억 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상당한 규모이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채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례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이후 테카파 화산의 지열 발전을 활용한 채굴 시설을 구축했다. 현재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7517BTC이며, 이 중 474BTC는 국내 채굴을 통해 확보됐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2019년에 합법화하며, 허가받은 채굴업체들이 생산한 비트코인을 중앙은행에 판매하도록 규정했다. 이란의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세계적으로 약 4.2%를 차지하며, 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해석되고 있다.
러시아는 채굴 활동의 법적 틀을 마련하였고, 2024년에 제정된 법률을 통해 비트코인 채굴을 합법화하고 암호화폐 기반 국경 간 결제를 허용했다. 러시아 채굴 기업 비트리버(BitRiver)는 정부 승인 아래 약 533메가와트 규모의 채굴 용량을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여러 국가에서 채굴 활동이 포착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아부다비 기업과 연관된 채굴 지갑에서 약 7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이 발견됐다. 에티오피아는 UAE 기반의 피닉스 그룹과 협력하여 채굴 산업을 확장 중이며, 2021년까지는 거의 존재감이 없던 이 나라가 2024년 4분기에는 약 1.94%의 해시레이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방 공기업이 천연가스를 활용하여 비트코인 채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중앙정부 주도보다는 지역 차원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에크와 아캄은 채굴 국가 수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합의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국가들이 채굴 장비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민간 채굴을 규제하고 공기업의 에너지를 민간에 공급하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채굴 정부의 참여 증가는 국가들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게 되는 주요한 변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의 보유 방식에 따라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으며, 여러 정부가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전략으로 전환할 경우 시장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이 잠겨 있을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행정명령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