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대통령, '리브라' 홍보 전 로비스트와 메시지 교환... 포렌식 분석 결과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리브라' 밈코인 붕괴와 관련된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법의학 분석에 따르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그의 여동생이자 비서실장인 카리나 밀레이가 리브라 홍보를 담당한 로비스트들과 사전 조율된 소통을 나눈 정황이 발견되었다고 보도됐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매체인 라나시온(La Nación)의 보도에 따르면, 당국이 조사한 로비스트 마우리시오 노벨리(Mauricio Novelli)의 전자기기에서 포렌식 분석 결과, 2025년 2월 14일 오후 7시 1분(현지 시간) 전후로 밀레이 대통령과 노벨리 사이에 최소 다섯 건의 메시지가 주고받은 기록이 나타났다. 이 시점은 밀레이 대통령이 X 플랫폼에 리브라의 스마트컨트랙트 코드를 게시한 시간과 겹친다고 매체는 강조했다.
당시 노벨리는 그의 사업 파트너 마누엘 테로네스 고도이(Manuel Terrones Godoy)와 미국에 있었으며, 리브라 프로젝트의 주도자로 알려진 헤이든 데이비스(Hayden Davis)와도 같은 경로를 따라 움직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나시온은 이러한 소통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졌음을 분석하며, 밀레이 대통령이 먼저 노벨리에게 연락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국가원수와 로비스트 간의 조율된 소통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리브라 사건'은 2025년 2월 밀레이 대통령이 리브라를 홍보하며 X에 컨트랙트 코드를 발표했을 때 시작되었다. 이 토큰은 출시 직후 급등했으나 몇 시간 후에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붕괴되었고,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으나 발행자는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 의회는 조사와 형사 수사를 시작했고, 대통령이 '코인 사기'에 연루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해왔다.
포렌식 분석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노벨리의 역할이다. 그는 밀레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카리나 밀레이와도 메시지를 교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라나시온은 최근 발생한 스캔들이 이후 밀레이 대통령의 미디어 대응에도 노벨리가 관여했음을 보도했다. 친(親) 밀레이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인 조니 비알레(Jony Viale)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노벨리와 밀레이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또는 어떤 부분을 생략할지를 미리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대응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환했다고 한다.
한편, 밀레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리브라 컨트랙트 코드를 인터넷에서 '그대로 복사해'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회에서 증언한 전문가들은 발표된 시각(오후 7시 1분) 기준으로 해당 코드가 온라인에 공지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는 밀레이 대통령의 주장이 신뢰성을 잃게 만드는 상황이다.
현재 밀레이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정보 교환의 시점과 대통령의 리브라 게시 시점이 맞물림으로써, 의회와 사법부의 조사에서 통신기록과 디지털 포렌식 자료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정치적 리스크와 밈코인의 연결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리브라' 밈코인 붕괴가 단순히 프로젝트 실패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며, 시장은 이러한 사전 조율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권력자나 유명인에 의해 홍보된 코인의 경우 가격 급등보다는 정보 비대칭과 출구 물량 위험을 염두에 두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