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WSJ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 제기… 이란 제재 거래 보도 문제 제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가 미국의 주요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낸스는 WSJ가 이란 제재와 관련된 거래 처리 및 내부 컴플라이언스 운영에 대한 사실을 왜곡하여 보도했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기업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이 소송을 공식적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올해 2월에 보도된 WSJ 기사로, 해당 기사에서는 바이낸스가 제재 대상인 이란과의 거래를 인지하면서도 10억 달러(약 1조 4,761억 원) 이상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고, 바이낸스 생태계의 암호화폐인 BNB의 가격이 약 1% 하락하여 64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 기사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바이낸스가 제재 위험 거래를 발견한 직원들이 해고되었다는 주장이다. 이 기사에서는 바이낸스 내부에서 제재 관련 거래 처리로 인한 심각한 내부 갈등이 있었으며, 불법 거래를 식별한 직원들이 정책 위반이 아닌 '업무 수행' 때문에 해고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홍콩에 위치한 법정화폐-암호화폐 변환 업체인 블레스드 트러스트(Blessed Trust)와 관련된 17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바이낸스를 통하여 처리되었다고 보도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탈(Richard Blumenthal)는 해당 기사를 바탕으로 바이낸스에 대한 공식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규제 당국에 검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텅(Richard Teng)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는 WSJ가 보도 과정에서 자사의 설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이낸스 측에 따르면, 기사 출간 이전에 WSJ의 질문에 대해 총 27개 항목에 응답했고, 이 중 19건은 상세한 설명 자료로 제공되었으나 최종 기사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텅 CEO는 해고된 직원들이 제재 거래를 신고하기 때문이 아니라 '데이터 정책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바이낸스는 시스템 개선 이래 제재 관련 노출 위험이 96.8% 감소했다고 주장하며, 현재 1,500명 이상의 직원이 규정 준수 및 보안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번 소송에서 바이낸스는 보도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및 징벌적 배상을 모두 청구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 보도가 발생시킨 '평판 손상'이 단순한 정정 기사로는 회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바이낸스는 또 다른 법적 분쟁에서 승소한 사실이 있다. 연방법원에서 바이낸스가 테러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는 주장을 기각하며, 거래소가 이용자의 불법 활동에 직접 책임이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받았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업계와 언론 간의 ‘악의적 보도(actual malice)’ 기준을 시험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낸스는 과거 규정 위반과 관련하여 미 법무부와 43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체결하였지만, 현재 운영과 관련된 정보 왜곡에 대해서는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을 통해 WSJ의 대응과 이 보도가 촉발한 규제 조사 논의가 실제 정책 움직임으로 이어질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