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테이블코인 독립 법안 추진…제재 극복 위한 디지털 결제수단 제도화 가속화
러시아가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에 대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을 별도의 법안으로 규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제재 상황에서 '교역용 디지털 결제수단'을 확보하려는 현실적 필요에 기인하고 있다. 알렉세이 야코블레프 재무부 금융정책국 국장은 스테이블코인이 '막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경제적 이익에 부합하도록 운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모스크바는 스테이블코인을 대외 거래의 제재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인식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을 합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명확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재무부는 이를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은 국가두마에서 '허가받지 않은 플랫폼'에서의 개인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후, 신속히 논의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봄 회기에 두마에 제출될 계획이며, 이르면 7월에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야코블레프 국장은 "주요 암호화폐 규정이 정비된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별도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자산에 가치를 연동하여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데, 러시아는 이를 단순한 '달러 대체재'가 아니라 자기 경제에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결제 도구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국 디지털 권리'라는 범주를 승인하고, 이 안에 일부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가 포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특정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초월한 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인정받을 여지를 만든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해 10월에 루블과 연동된 A7A5 스테이블코인에 '외국 디지털 권리' 지위를 부여하여 해외 무역에 활용된 바 있다. 이는 러시아가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실제 대외 거래에 적용하는 실험을 이미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논의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관련이 깊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이미 통과시킨 시점에 러시아가 별도의 법안 검토에 착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 디파이라마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초까지 발행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약 31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러시아가 국경 간 결제 및 정산 시스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려는 이유와 연결된다.
러시아의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추진은 제재 환경에서 결제와 정산의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국내 금융 질서 통제, 그리고 암호화폐 산업의 합법화라는 주요 목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승인 구조와 국내 우선 원칙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시장 친화적인 개방보다는 통제된 도입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스테이블코인 독립 법안 추진은 단순한 암호화폐 관리 차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국제 서사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고, 제재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을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