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 워싱턴 D.C.에 디파이 정책 센터 설립…규제 대응 시동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는 미국 워싱턴 D.C.에 '하이퍼리퀴드 폴리시 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 HPC)'를 설립하고, 이를 위해 2,870만 달러(약 416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온체인 파생상품을 제공하는 탈중앙화 거래소가 미국 연방 규제 기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HPC의 초대 CEO로는 미국 내 암호화폐 로비의 주요 인물로 적임자로 알려진 제이크 체르빈스키가 임명되었다. 그는 미국 블록체인협회에서 정책 총괄을 맡았으며, 크립토 투자사 베리언트에서 규제와 정책을 담당한 바 있다. 체르빈스키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와 기존 금융 시스템 간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HPC의 주요 목표가 의회와 규제 기관이 디파이 프로토콜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에 기반한 규칙을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HPC가 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는 무기한 선물 거래(퍼프, Perpetual Futures)에 대한 규제 틀을 구축하는 것이다. 퍼프는 만기가 없고 영구적으로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는 상품으로, 현재 많은 자금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이를 통해 거래되고 있지만, 미국 본토에서는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 체르빈스키는 퍼프가 전통적인 파생상품보다 효율적이지만, 이에 알맞은 규제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퍼리퀴드는 이번 정책 센터 설립 자금을 100만 개의 HYPE 토큰을 통해 지원하며, 이 토큰은 현재 각각 약 28.75달러의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하이퍼리퀴드가 디파이 프로젝트의 정책 및 로비 생태계에 진입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재단 지원이 단기적으로 토큰 가격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프로젝트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HPC에는 워싱턴 D.C.의 여러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체르빈스키 외에도 설리번앤드크롬웰의 변호사 브래드 보르크와 베리언트의 정책 리더 살라 가잘이 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전현직 대형 로펌과 VC 출신들이 많이 포함되었다. 이는 HPC가 디파이 규제 논의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이퍼리퀴드의 이러한 움직임은 디파이 분야에서의 규제가 단순히 회피되던 시대를 넘어, 규칙 설계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이후 변화한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 속에서, 디파이 업계 최초의 정책 플랫폼을 설계한 사례로 상징성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디파이 파생상품, 특히 퍼프가 미국 시장 내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주변에서 논의되고 있는 KYC(고객 확인 제도), AML(자금세탁 방지) 등의 쟁점은 여전히 큰 과제가 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집결하여 정책 허브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업계 내에서 디파이 프로젝트에 대한 규제 명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디파이와 디지털 자산 시장은 중장기적인 변화로 나아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